몇 주 전에 직장을 다니면서 컬럼비아 EMBA를 하는 게 실제로 어떤지, 스케줄이랑 수업, 힘든 점까지 정리해서 올렸었어요. 이번 글은 제가 지원하기 전에 읽었으면 좋았을 후속편이에요. 이제 졸업까지 두 학기 남았는데, 학비가 꽤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 프로그램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시야를 정말 많이 넓혀 줬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실제 일정 같은 이야기보다 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더 집중해 봤어요. 가장 놀랐던 세 가지, 요즘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는 수업, 처음부터 다시 한다면 바꿀 것들, 그리고 어떤 분께 추천하고 어떤 분은 조금 기다리는 게 좋을지까지 정리했어요.
프로그램 간단 소개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저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토요일 EMBA 과정에 다니고 있어요.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45분 정도까지 하루 종일 수업이 있고, 약 2년 동안 6학기를 다니면서 풀타임 직장도 계속 다니는 구조예요.
지금 지원을 고민하신다면 하나 알아 두실 게 있어요. 토요일 전용 과정은 점차 없어지고, 뉴욕 EMBA는 금요일과 토요일 수업 형태로 바뀌고 있어요. 그래도 아래에서 이야기할 경험은 요일보다는 사람과 교실에 관한 거라,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놀랐던 점 1: 과감한 커리어 전환이 생각보다 흔하더라고요
처음엔 큰 커리어 전환은 드문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사에서나 보는 이야기지,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이야기는 아니라고요.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커리어에서 과감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전혀 드물지 않더라고요. 동기들의 배경이 워낙 다양해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졌어요.
아예 다른 분야로 옮긴 동기도 있고, 바쁜 커리어와 함께 창업을 준비하는 동기도 있어요. 지금 직장에서 더 이상 성장할 게 없다고 느끼고 퇴사한 뒤, 재충전을 하거나 꿈꾸던 자리를 준비하는 동기들도 있고요.
이런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제 가능성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토요일마다 옆자리에 앉는 사람들이 이미 커리어를 새로 그려 낸 사람들이면, 제 ‘혹시 나도?’ 하는 생각도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지거든요.
놀랐던 점 2: 제가 거절을 정말 잘하더라고요
예전엔 성공하려고 하루에 몇 시간밖에 안 자고, 10년 동안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는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 코웃음을 쳤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딱 그렇게 살고 있어요. 회사, 수업, 과제, 그리고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런저런 일정까지, 몸도 마음도 한계까지 몰리는 느낌이에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이 존재한다는 걸 상상도 못 했고, 머리가 쉴 틈이 전혀 없어요.
제가 놀란 건 거절을 생각보다 정말 잘한다는 거예요.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그냥 하는 김에’ 하는 일은 거의 다 거절하고 있어요. 시간과 휴식을 지키기 위해서요.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한 번 ‘네’라고 할 때마다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뭔가를 내줘야 하거든요.
멋있는 교훈은 아니지만 정말 쓸모 있는 교훈이에요. 이렇게까지 내 시간을 지키는 연습은 졸업하고 일정이 좀 여유로워진 뒤에도 계속 남을 것 같아요.
놀랐던 점 3: 리더십의 어려운 부분은 결국 설득이에요
사람마다 관점이 다양하다는 건 원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와서야 그게 얼마나 다양한지, 모두를 같은 생각으로 맞추는 건 아예 불가능할 정도라는 걸 실감했어요. 서로 완전히 다른 업계에서 온 경력자들이 한 교실에 모이면 그게 금방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리더십을 보는 시각도 바뀌었어요. 리더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갖는 게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서 동의를 얻어 내느냐의 문제예요. 그리고 그게 대부분의 리더들이 실패하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래요. 짧은 관계에서는 보이는 게 전부예요. 하지만 긴 관계에서는 진심으로 사람을 아끼는 사람이 결국 이겨요.
요즘 제 생각을 바꾸고 있는 수업: Corporate Innovator
좋았던 수업 몇 개는 첫 EMBA 글에서 소개했는데, 요즘 가장 많이 생각나는 건 Corporate Innovator, 일명 Napoleon’s Glance 수업이에요. 아직 진행 중인데도 벌써 일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
이 수업은 컬럼비아 경영학과의 윌리엄 더건(William Duggan) 교수가 가르치는데, 혁신과 전략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쓴 분이에요. 대표작으로 ‘Napoleon’s Glance'(2002), ‘Strategic Intuition'(2007), 그리고 이 수업의 바탕이 된 ‘Corporate Innovator'(2024)가 있어요. 핵심 개념은 ‘전략적 직관’이에요. 좋은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탁 하고 맞춰지는 순간을 군사 용어인 ‘쿠 도이(coup d’oeil, 한눈에 꿰뚫어 봄)’에서 빌려 왔어요. 새로운 아이디어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미 보고 기억해 둔 것들을 뇌가 조합하면서 나온다는 거예요. 특히 머리가 맑을 때요. 대표적인 예가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잔 다르크가 썼던 전술을 떠올린 나폴레옹이에요. 이 용어는 원래 프로이센의 군사 이론가 클라우제비츠가 지휘관이 한눈에 상황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설명하면서 쓴 말이에요. 더건 교수는 이 개념을 군대나 기업 밖으로도 넓혀 왔는데, 같은 컬럼비아의 쉬나 아이엔가 교수와 함께 일과 삶의 큰 문제를 푸는 방법에 관한 ‘Think Bigger'(2023)를 쓰기도 했어요.
수업의 바탕이 된 책 ‘Corporate Innovator: A Guide Through the Labyrinth’는 단순한 관찰에서 시작해요. 좋은 아이디어는 꼭 위에 있는 임원들이 아니라 조직 안의 여러 사람에게서 나오는데, 그 사람들은 관료주의나 사내 역학에 부딪혀 아이디어를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다는 거예요. 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전달하고, 내 편을 만들고, 동의를 얻고, 반대에 대처하는지를 다루는데,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심리학 연구와 역사적 사례, 성공한 사내 혁신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강의 계획서를 보면 수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요. 처음 두 번의 수업은 전략적 직관과 아이디어가 생기는 뇌과학,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다뤄요. 다음 일곱 번은 ‘미로’라고 부르는 부분인데, 새로운 아이디어가 조직 안에서 그 아이디어와 관련된 특정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거쳐 가는 과정이에요. 각자는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거나, 무시하거나, 적극적으로 반대하는데, 이 과정은 밖에서 거의 보이지 않아요. 사내 혁신가들이 반대를 어떻게 넘었는지 잘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에서는 역사적 사례와 함께 인터뷰에 응해 준 몇몇 혁신가들의 최근 이야기를 다뤄요. 마지막 세 번은 같은 도구를 내 커리어와 개인적인 삶에 적용하는데, 이건 한 회사 안보다 훨씬 복잡한 미로예요.
세 번째로 놀랐던 점과 꽤 비슷하게 들리시죠? 맞아요. 이 수업은 제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던 부분, 그러니까 아이디어를 갖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람들을 통과시키는 방법에 대한 틀을 주고 있어요.
다시 한다면 바꿀 것들
첫째, 선택 과목을 고르기 전에 이전 기수들에게 수업 후기를 적극적으로 물어볼 거예요. 여기서는 교수님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교수님에 따라 수업 참여도도, 수업에서 가져가는 이야기의 흐름도 완전히 달라지고, 좋은 교수님을 만나면 수업 하나가 정말 시야를 바꿔 줘요.
둘째, Pangea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거예요. Pangea Advisors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무료(프로 보노) 국제 컨설팅 그룹이에요. 매 학기 학생 팀이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비영리·영리 소셜 엔터프라이즈와 매칭되고, 교수진이나 전문가 멘토의 도움을 받아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고객사도 여러 나라와 업종에 걸쳐 있어서, 교실 속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예요. EMBA 학생들도 팀을 꾸려서 참여할 수 있어요. 인도주의적인 일에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 조직을 설득하고 움직이는 능력을 키우고 싶어서요. 눈치채셨겠지만, 이게 제 EMBA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거든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이런 분은 조금 기다려 보세요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낼 각오가 되어 있고, 지금 커리어가 지루하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해요. 전력을 다해서 완전히 몰입하세요. 들인 만큼 가져가는 프로그램이에요.
반대로 지금 삶에서 뚜렷한 목표나 방향이 없다면, 그게 생길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어디로 가고 싶은지 분명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주는 수많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기 어렵거든요.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감당할 수 없다면, 나중에 갚아야 할 빚까지 포함해서요, 가지 않는 게 맞아요. 제 프로그램 기준으로 25만 5천 달러였고, 앞으로는 더 오를 거예요. 그래서 무엇보다 이 부분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게 중요해요.
저한테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삶이 편해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전혀 편하지 않았지만, 제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의 크기가 훨씬 커졌기 때문이에요.
